[취재 수첩] 일자리 잃은 구 미래은행 직원 '안타까운 미래'
한인은행가의 첫번째 폐쇄 사례인 미래은행에 채권 투자자들의 소송까지 불거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한 기업의 흥망이 그 임직원들은 물론 커뮤니티에 끼치는 여파를 여과없이 보여주는 듯 하다. 은행을 살리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 은행측과 투자한 돈을 허공에 날린 뒤 보상을 요구하는 투자자나 서로 할 말은 많을 것이고 그들끼리 해결할 문제라고 치부해 버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커뮤니티의 관심이 '은행이 망했다'는 사실과 '부실경영' '은행과 투자자의 대립' 등에만 쏠려져 있을 뿐 이같은 문제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직원들에 대한 생각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때 100명을 넘었던 미래의 직원 수는 FDIC가 은행 문을 닫던 날 당시 75명으로 줄어있었다. 이 가운데 62명의 명단이 윌셔에 넘겨졌고 윌셔는 지점 통폐합 과정을 거치며 36명만을 직원으로 받았다. 살아남지 못한 직원들은 불경기로 새 직장 잡기도 어려워 대부분이 '원치 않았던 휴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주위에서 자꾸 위로를 한다고 전화를 해 10년 넘게 다니던 교회마저 바꿨다는 이도 있다. 은행 폐쇄로 실직한 뒤 집에서 쉬고 있다는 구 미래의 한 직원은 최근 '두려워 하지 말라. 너와 내가 함께 함이라'라는 성경 구절에 믿고 의지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출근하던 시절 일어나던 시간에 눈이 떠지면 쓴웃음이 나오더라"며 "윌셔에서 고용승계 여부를 결정하는 수주동안 함께 일하던 동료 직원들 가운데 일부가 남을 헐뜯으며 자기만 살아보려는 모습을 보며 많이 울었다"는 또 다른 직원의 말에서는 단순한 실직 이상의 아쉬움이 서려있는 듯 했다. 부실경영에 따른 기업의 파산은 단순히 그 법인체와 소유주들만의 일로 끝나는게 아니다. 불경기로 삭막하기 그지없지만 이제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연말이다. 미래 폐쇄 이후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회사 안에서 미래의 꿈을 키우며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염승은 기자